작년 가을, 엄마 오빠와 함께 쿄토에 갔었다.
첫 째날, 기요미즈데라(청수사, 清水寺)에 갔었는데 갑자기 생각난 그 때 먹었던 당고와 병맥주.
오후 느즈막히 기요미즈데라를 가면서 입장하기도 전에 인파에 치이고, 걷고 구경하느라 지쳤었던 우리.
한창 계단을 올라가면서 옆을 보는데 사람들이 맥주와 당고를 먹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마리 우리나라 등산로 옆에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가게처럼.
낮은 테이블과 등받이도 없는 의자, 그리고 의자 위를 덮고 있는 빨갛고 도톰한 천.
계속 걸어서 지친 우리는 그 모습에 뿅뿅 반해서 가게로 들어갔다.
시원하게 목을 축일 아사이 병맥주 하나, 지친 우리에게 당을 보충해 줄 당고 하나를 시켜서 먹는데 그렇게 세상 좋을 수 없었다.
술을 파는 가게였지만 신기한 건 누구 하나 큰 소리 내면서 떠드는 사람들이 없었다는 거. 늘 느끼는 조용조용한 현지인들.
맥주 한 잔 당고 한 입에 우린 행복했고, 엄마의 소녀같은 웃음은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여기서 시간을 보낸 덕분에 조금 더 늦게 입장했던 기요미즈데라에서는 아주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었다.
가을 날 파랗고 넓은 하늘과 그 아래로 해가 떨어지려고 하면서 주황색 노을이 펼쳐지고 있던 오후 네시의 모습.
그 멋진 모습은 우리의 탄성을 자아내면서 계속 계속 사진만 찍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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